우당탕탕 사업 극장 EP.4
“사내 도둑 잡아랏!”
사업자와 근로자들이 겪는 세무, 인사, 노무 관련 에피소드를 소개합니다. 마냥 웃을 수도, 그렇다고 울 수도 없는 웃픈 상황들. 당신에게도 이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독자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재구성했습니다.
영상 PD로 일하는 고대리님은 이직한 회사의 첫 출근날 사수가 아니라 도둑을 만났습니다. 그것도 회사 안에서요. 입사 후 첫 공식 업무가 참고인 조사였다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 속으로 한 번 들어가 볼까요?

# SCENE 1
꿈과 희망 그리고 새로운 포부를 안고 이직한 고대리님.
출근 첫날부터 기가 막힌 영상을 기획해 보겠다고 다짐하며 컴퓨터를 켜는데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다.
아무래도 이상해 총무팀과 함께 컴퓨터를 살펴보는데…
고대리 (총무팀에 전화를 걸어)“김과장님, 제 컴퓨터가 켜지지 않아 전화드렸습니다. 아무래도 뜯어봐야 할 것 같아서요.”
총무팀 김과장 “아, 그래요? 주말에 다 세팅해놔서 문제 없을 텐데 이상하네. 일단 제가 가볼게요.”
고대리 (김과장과 함께 컴퓨터 케이스를 열어보며)“큰 이상은 없어 보이…, 어? 뭐지? 과장님, 그래픽카드가 없는데요?!”
총무팀 김과장 “네? 영상 편집용으로 따로 구입해서 장착해 두었는데 그게 어디 갔을까요?”
고대리 “그러니까요. 누가 일부러 떼어가지 않는 이상 이런 일은…”
총무팀 김과장 “설마 누가 훔쳐갔으려고요. 제가 담당 직원한테 다시 확인해 보고 말씀드릴게요.”
고대리 “네, 알겠습니다.”
총무팀 김과장 “본의 아니게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임시로 이 노트북 사용해주세요.”
# SCENE 2
고대리님은 임시 노트북을 사용하며 이틀을 기다렸다.
그리고 입사 3일차에 총무팀 김과장은 충격적인 사건의 전말을 알려왔다.
고대리 “네, 과장님. 어떻게 된 건가요? 이제 제 컴퓨터 사용할 수 있을까요?”
총무팀 김과장 “네, 이번 주 중으로 다시 세팅해 드릴게요.
그나저나 설마 했는데, 저희 직원 중 한 명이 훔쳐간 게 맞더라고요…”
고대리 (화들짝 놀라며)“네, 정말요?!”
총무팀 김과장 “누군지 구체적으로 알려드릴 수는 없지만,
주말에 출근해 그래픽카드를 훔쳐갔더라고요.
CCTV로 확인했고, 자백도 받았어요.”
고대리 “세상에, 이런 일이...”
총무팀 김과장 “그런데 이 친구, 이번이 처음이 아니더라고요.
조사하는 과정에서 알게 되었는데,
그동안 hdmi 선 같은 크고 작은 비품들에도 손을 댔더라고요.”
고대리 “참… 영상 관련 장비들이 아무래도 성능이 좋은 편이라 탐이 났나 보네요.”
총무팀 김과장 “네, 뭐 그래픽카드로는 코인 채굴을 하려고 한 것 같기도 하고.
암튼 이 친구를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인데, 경찰조사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대리님께서 참고인 조사를 좀…”
고대리 “아, 네. 알겠습니다.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게요.”
회사에서는 도둑 직원에게 그래픽카드 비용만 받아내고 퇴사를 시키면서 사건을 마무리했다. 이전의 자잘한 절도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대표님의 대인배스러운 결정 덕분이었다. 평생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한 고대리님은 원하던 그래픽카드를 다시 지급받아 열심히 업무를 하고 있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없다. 금요일 퇴근 때 귀중품(?)을 모두 집에 가져가는 새로운 습관이 생긴 걸 제외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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