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4월 01일

Brain Tailored Design 방법론


<AI Agent가 일으킬 변화, 진정한 혁신을 위해 제품의 본질에 집중하라> Part.2

세무법인 혜움의 IT 연구소로 시작해 현재는 독립된 기업으로서 AI 에이전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주식회사 혜움은 지난 3월 13일 IBK기업은행과 함께 ‘소상공인을 위한 AI에이전트 활용전략’ 세미나를 개최해 국내 AI 전문가를 초청해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혜움이 목표로 하는 AI는 어떤 모습이고, 그들이 생각하는 디바이스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HBR-2

제품의 본질에 기반한 Brain Tailored Design 

이러한 시장 지향적 개발과 반대되는 제품 개발방식은 방법론이라기 보다는 소수의 직관이나 인사이트에 기인한 것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애플의 아이폰이 출시된 지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애플의 혁신이 천재 소수의 직관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바일에 이어 다가올 에이전트에 의한 혁신을 논하기에 앞서 고객의 목소리보다 제품의 본질에 집중하는 제품 방법론을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2012년 LG전자 TV 연구소장의 지시로 서울대 인지과학연구소 소속의 이경민 교수(1963~2022, 서울대 의과대학 신경과)와 LG전자 생산기술원 옥형석 수석(현 혜움 대표)이 주축이 된 연구팀은 이러한 기존의 인식에 의문을 가졌고, 고객의 표면적 목소리를 듣지 않고 본질적인 접근을 시도해 새로운 TV의 콘셉트를 제안했다.

이 연구를 통해 애플의 아이폰이 소수의 직관에 의한 결과물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 의한 연역적이고 체계적인 방법론에 의한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또한 도출된 제품 개발 방법론을 ‘Brain Tailored Design’으로 정의했다. 그리고 해당 방법론을 적용해 미래의 스마트 TV의 모습을 프로토타이핑했다. Brain Tailored Design은 인간의 근원적 욕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제품의 본질적 가치에 기반해 제품을 만들어 나가는 연역적 방법이다. Brain Tailored Design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제품의 가치들을 독립적으로 보지 않고, 순차적이고 연결된 관계로 본다

제품의 가치들은 본질적 기능(Usefull)이 가장 먼저 정의되어야 하고, 이는 순차적으로 사용성(Usability), 감성(Emotion) 순으로 이어지는 가치들을 순차적으로 규정지어준다. 해당 방법론을 Brain Friendly가 아닌  Brain Tailored라고 부르는 이유는 앞단계의 가치가 이후에 이어지는 제품의 가치를 재단(Tailored)해주기 때문이다.

Brain Tailored Design framework

아이폰의 사례로 생각해 보자. 휴대전화의 본질은 무엇일까? 과거의 인류에게 휴대전화는 어떠한 형태로 존재했을까? 대다수는 휴대전화의 커뮤니케이션의 특성에 기인해 서찰, 봉화, 전보 등을 떠오르게 된다. 하지만 휴대전화의 본질은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아니다. 휴대전화는 원시시대의 돌도끼나 서부개척시대의 총처럼 생존과 직결된 강력한 도구로, 언제 어디서나 반드시 지니고 다녀야 하는 필수품이다. 이러한 휴대전화의 본질적 특성은 언제든지 이동하며 도구를 활용해야 했던 유목문화(Nomadic Culture)의 속성을 닮았다.

일을 위한 도구

<Smart Device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비교>

 

휴대전화를 도구의 특성이 강한, 즉 반드시 지녀야 하는 핵심적인 도구로 생각한다면,  도구의 ‘Smart’는 어떠한 의미로 확장해야 할까? 휴대전화를 가장 핵심적인 도구로 생각한다면, 도구의 Smart란 다양한 도구를 통합하는 것으로 확장할 수 있다. 즉 스마트폰의 Smart는 ‘다양한 도구를 담을 수 있는’으로 확장한 것이다.

본질적 가치가 결정되면 사용성, 감성으로 순차적으로 해당 가치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정의되어야 한다. 다양한 도구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 쓰는 과정은 스마트폰이 앱을 사용하는 과정과 동일하다. 따라서 도구들의 모음에서 도구 하나를 집중적으로 사용하고 닫는 형태는 다른 형태의 UX 구조가 나올 수 없다. 반드시 2 Layer 구조를 가져야 한다. 아이폰은 본질적 가치에 따라 휴대전화를 다양한 도구들의 모음에서 특정 도구를 열고 닫는 과정으로 UX를 설계했고, 이 구조는 20년째 변하지 않고 있다.

인지적 개념에 따른 UX 설계

<제품의 인지적 개념에 따른 UX의 설계>

감성적인 가치는 독립적일까? 홈 화면과 특정 앱과의 화면 전환 예를 살펴보자. 아이폰의 홈에서 앱을 선택하면 줌인/줌아웃 방식으로 화면이 전환된다. 이제는 모든 휴대전화가 이러한 방식으로 화면을 전환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애플이 최초로 적용한 방식이다. 애플이 나오기 전 노키아, 삼성 등의 모든 휴대전화에서는 버튼을 누를때 화면이 한꺼번에 나오는 ‘Abrupt’ 화면 전환 방식을 사용했다. 당시 많은 이들은 줌인/줌아웃 방식이 개발 리소스를 많이 차지하고, 기존의 사용성 관점에서도 고객이 원하는 동작을 바로 수행하지 못하게 지연시키는 단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애플이 홈과 앱 간의 전환과정을 줌인/줌아웃으로 설계한 것은 해당 과정을 도구모음에서 집중해 하나의 도구를 선택하고 일을 하는 인지적 과정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는 시각자극의 입력에 따라서 해당 개념들의 관계를 규정짓는다. 아기가 엄마에 집중할 때 다가오고, 재미 없을 때는 고개를 돌리는 것처럼 시각정보가 줌으로 입력되느냐 슬라이딩 형태로 입력되느냐는 각 시각정보의 인지적 개념의 관계를 규정시켜 준다. 디자이너가 휴대전화의 홈에서 특정 앱을 누를때 사용할 수 있는 트랜지션의 형태는 오직 한 가지뿐이다. 이처럼 제품의 본질적 가치는 사용성, 감성적 영역까지 선택의 폭을 좁혀준다. 작은 화면의 움직임을 설계하기 위해서도 제품의 본질적 가치와 사용성의 구조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2. 특정 Seg.에 대한 통계적 접근이 아니라 뇌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연역적 접근을 우선한다

휴대전화의 인지적 개념에 대한 고찰을 기반으로 할 때, TV가 Low intensity multi-task를 다룬다면 휴대전화은 도구기반의 High intensity single-task를 다룬다. Object와의 Interaction이 매우 중요하며 사용자의 Transient Activity에 대한 처리가 필요하다.

스마트 디바이스 인지 개념 비교

<Smart Device의 인지 개념에 대한 비교>

 

아래의 표는 애플의 화면 움직임을 초고속 카메라로 분석하여 Jerk(가속도의 미분량)를 분석한 그래프이다.(좌_안드로이드폰, 우_아이폰. 2008년 기준) 애플의 화면은 손을 떼는 순간 Jerk가 0으로 떨어짐을 알 수 있다. 뇌의 기대에 부합하지 않는 움직임은 인지부하를 일으킨다. 가속도의 미분량, 즉 Jerk가 0이라는 의미는 힘이 가해지지 않는 상태임을 뜻한다. 따라서 손을 떼는 순간 가속도의 변화는 없어야 한다. 

아이폰vs안드로이드 Jerk 분석

그 당시 휴대전화 제조사들은 이러한 감성적 특성의 중요성을 고려하지 못했다. 뒤늦게 이러한 특성의 중요성을 알고 H/W에 반영했을 때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OS가 이러한 점을 반영할 수 없었다. 구글조차 PC의 OS처럼 Task들의 수행에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활용되게 설계되었지, 화면의 움직임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애플은 도구의 인지개념을 먼저 고민하고, S/W, H/W, UX까지 이에 맞춰서 설계했다. 최초 출시된 아이폰은 멀티 태스킹을 지원하지 않았다. 대신 Transient Activity를 잘 처리하는 데 리소스를 집중했다. 

3. 시간의 영향을 받지 않는 가치에 집중한다

해당 방법론은 제품의 본질적 가치에 집중한다. 아마존의 창업자 베조스의 말처럼 ‘10년 뒤에 어떻게 변화할까’가 아니라, ‘10년 뒤에도 변하지 않는 가치’에 집중한다. 

과거의 예측으로는 PDA가 발전해 현재의 스마트폰 같은 상품이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PDA는 고성능 제품으로 전화 기능을 넣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았고 실제로 그런 상품도 매우 빠르게 등장했다. 그런데 결과를 보면 놀랍게도 전화기가 컴퓨터를 집어삼킨 꼴이 되었다. 이를 전자상품을 팔던 가전기기 유통경로가 아닌 통신사와 연관된 통신기기 유통경로가 경쟁력이 높았다고 마케팅 관점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도구들의 통합 스마트폰

하지만 Brain Tailored Design에서는 제품이 어떤 제품을 중심으로 통합되느냐, 혹은 어떠한 제품들만 통합되고 제외되느냐를 예측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통합이 언제 일어날지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반드시 일어난다는 것을 예측할 수는 있다. 자연의 인위적인 법칙을 거스를 수는 없지만 반드시 일어난다는 것을 예측할 수는 있다. 자연의 인위적인 법칙을 거스르려면 추가적인 힘이 드는 것처럼 제품의 통합도 순방향이 존재한다.

다양한 도구들 중에서 휴대전화를 중심으로 통합한 이유는 무엇일까? 휴대전화가 도구로서의 본질, 즉 지녀야 하는 특성이 가장 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휴대전화를 중심으로 열위한 Feature들이 합쳐지더라도 이는 충분히 경쟁이 가능하다. 매일 소지하고 다니는 휴대전화의 카메라는 기능이 매우 열위하더라도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휴대전화의 카메라와 전문적 카메라의 경쟁은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휴대전화로 합쳐지는 필연적인 과정을 거친다. 

MP3나 PDA도 이런 과정을 거쳐 스마트폰에 통합되면서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갔다. 2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들고 다니는 소지품들은 모두 휴대전화로 점차적으로 합쳐졌다. 혹시 주머니 속에 아직도 휴대전화 외에 들고 다니는 무언가가 있다면 결국 휴대전화와 합쳐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합쳐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블랙박스 같은 경우이다. 블랙박스는 도구형 서비스가 아닌 TV에 가까운 비서형 서비스이다. 내가 사용하는 도구가 아니라, 누가 비서처럼 자동차의 상태를 관리해서 보고해줘야 하는 서비스이다. 코원(Cowon)의  MP3, PMP(Portable Media Player)와 같은 기기들은 모두 휴대전화에 통합되면서 경쟁력을 잃어갔지만 코원은 블랙박스 시장에 새롭게 진입해 추가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 서비스도 생물처럼 본질적 가치에 따라 합쳐지기도 하고 절대로 합쳐지지 않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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